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과 관련, “쇠고기와 관련된 재협상은 없을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연초 미국에서 터진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대규모 리콜사태가 화제에 오르자 “도요타가 그런 일을 겪으면서도 3~4년은 족히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일본은 경제적으로 앞서있는 나라다”며 “그런데 우리의 자동차 회사들은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라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고 한다.
최근 청와대 고위관계자들은 “미국과의 FTA 협상이 계속 지연될 경우 한국 자동차에 대한 미국 내 여론이 안 좋아져 자칫 제2의 도요타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우려를 해왔다. <본지 11월 22일자 6면> 이 대통령의 언급은 이 같은 청와대 내부의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본지>
이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자동차 부문과 관련된 요구를 하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취지의 전망도 내놓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의원들이 ‘한·미 FTA를 해야 한다는 점엔 동의하지만, 언제일지 시기가 궁금하다’고 하자 “협상이 오래 걸릴 것은 아니고, 국익 중심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조속한 FTA 협상 타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해선 “새로운 금융체제를 만든 것”이라며 “무엇보다 G20때문에 (한국의) 인재들이 많이 컸다. 회의를 준비하면서 실무진은 실무진대로 자원봉사자는 자원봉사자대로 역량이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참석 의원들은 “대통령께서 그동안 한번도 못 쉬었는데, 연말에는 좀 쉬셔야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의회가 (예산) 법정기일을 지켜 주면 가능하다.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고 휴일도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법정기일을 지켜야 의원들도 연말에 지역구에 내려가 서민들을 한번이라도 더 챙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 소속 의원들은 불참 했다.
고정애·허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