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외국인 유학생 절반 줄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영국 유학 문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영국 내무부 산하 이민자문위원회(MAC)가 “내년 4월 이민자 상한제도를 도입하면 유럽연합(EU) 이외 지역 출신 유학생 숫자가 절반 이상 줄어들 것”이란 보고서를 내놓았다고 가디언 등 외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 5월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 19만6000명을 기록한 이민자 숫자를 2015년까지 한 해 수만 명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내년 4월부터 비(非)EU 출신 이민자 숫자를 제한할 계획이다.

 MAC은 “취업 이민을 막는 것만으론 이런 목표의 20%밖에 달성할 수 없다. 유학생들이 나머지 상당 부분을 떠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학생들의 경우 장기 체류하다 현지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MAC은 구체적으로 “이민자를 한 해 5만 명으로 줄이기 위해선 현재 16만3000명 규모인 비EU 유학생 숫자를 8만7000명까지 줄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테레사 메인 내무장관은 이와 관련, “비EU 학생들이 사설 2년제 전문 학교나 학위 이하 과정에 등록하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교육계는 정부의 이민 정책에 거세게 반발했다. 유학생들로부터 거두는 수익이 한 해 400억 파운드(약 45조원)에 달하는 만큼 유학생 감소가 취약한 영국 경제에 대재앙이 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이민자 상한제도 도입에 반대하는 한 로비 업체 대표는 “캐머런 총리는 현명하지 못한 정치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성장과 세수·일자리를 희생시킬지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