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 박지연, 돌파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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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본선 32강전>
○·퉈자시 3단 ●·박지연 2단

제4보(41~53)=드디어 내일(20일)부터 아시안게임 바둑 경기가 시작된다. 스포츠다, 아니다로 말도 많았던 바둑이 오랜 진통 끝에 아시안게임까지 나가게 됐으니 감개무량하다. 5000년 바둑 사상 처음 벌어지는 일이라 바둑 강국인 한국과 중국의 경쟁은 전에 없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을 통해 한 수, 한 수 생중계될 때마다 양국 팬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이다. 바둑 팬들에게는 전에 느껴보지 못한 뜨거운 일주일이 될 것 같다.

 41로 웅크려 탄력을 갖췄으나 퉈자시는 즉각 42의 급소를 치며 압박해 온다. 좌변과 중앙 쪽으로 부풀어 오르는 백집이 두려움을 준다. 그러나 박지연 2단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45로 씩씩하게 붙여간다. 그 기세에 눌린 것일까. 퉈자시 3단이 돌연 46으로 후퇴했다. 순간 박지연은 소년 같은 눈동자를 반짝이더니 47, 49의 멋진 맥을 짚으며 강력히 밀고 나간다. 51까지 돌파 성공. 이미 중국에서 일류 반열에 오른 퉈자시인데 왜 ‘참고도’ 백1로 막지 않았을까. 흑이 선수로 사는 것이 싫었을까. 그렇지만 박영훈 9단은 “막아두면 백이 두텁다”고 한다. 51로 머리를 내민 소득은 컸다. 52의 침투에 53으로 철주를 내리는 박지연의 손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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