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검사’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맡은 강찬우 특임검사(48·사법시험 28회)는 1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검찰 내부 수사는 유쾌하지 않다. 하지만 검사의 피는 차갑다”고 밝혔다. 강 특임검사는 “부담스러운 사건을 맡게 됐다”면서도 “검사는 친한 동료라도 비리가 발견되면 징계하고 구속까지 시키는 무서운 직업”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또 “재수사를 하면서 당초 불기소 결정을 내린 기존 수사팀의 비리가 포착되면 그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다”고도 했다.
수사팀은 이날 수사 착수와 동시에 정모 전 부장검사에게 사건 청탁을 한 뒤 그랜저 승용차 구입 대금을 송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건설업체 대표 김모씨 자택과 회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정 전 부장검사와 김씨 등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강 특임검사는 “최대한 빨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강 특임검사는 3명의 검사를 파견받는 등 10여 명 규모의 수사팀을 구성했다. 파견 검사는 대검 감찰본부 소속 이선봉(44), 지난해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참여한 박철웅(39), 성남지청 소속 김윤희(35) 검사 등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강 특임검사는 “1992년부터 검사로 일하면서 검사가 검사를 징계하거나 구속시키는 일을 수없이 봐왔다”며 “잘못이 있다면 그 대상이 검사든 아니든 상관없이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 검사의 기존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게 부담되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동료가 처리한 사건을 뒤집는 것은 검찰 내부에서 늘 벌어지는 일”이라고 답했다.
최선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