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명 CEO들 단체촬영 위해 줄 서 “세계서 가장 비싼 모델들” 웃음 터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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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 개막행사가 열린 11일 광장동 워커힐 호텔은 마치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삼성동 코엑스를 옮겨 놓은 듯했다. 세계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120명에다 이명박 대통령 등 11개국 정상이 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이다. 정상들의 참석으로 전날 있었던 환영 만찬 때보다 경호가 대폭 강화됐다.

서울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한 CEO가 갤럭시탭을 이용해 회의자료를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행사에선 12일 개막하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화제가 됐다. 이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아시안게임, 동계올림픽 개최지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오늘 아침 광저우 아시안게임 관련 뉴스 보니까 어마어마하게 개막식을 준비한 것 같더라”고 말했다. 옆에 자리한 스티브 그린 HSBC 회장은 “서밋이 성공적이어서 자랑스럽겠다”고 말했다.

 ○…오찬은 사공일 G20 준비위원장의 오찬사로 시작됐다. 사공 위원장은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라, 그러나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며 이번 만남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한 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을 감안해 가볍게 3개 코스의 양식 식단이 제공됐다. 오찬용 와인은 전채요리와 생선, 육류 모두와 잘 어울리는 레드 와인이 준비됐다.

 ○…오찬 뒤 가진 단체사진 촬영은 화기애애했다. 12개 소분과 별로 줄지어 연단에 올라간 CEO들은 미소 띤 표정으로 단상 앞을 가득 메운 취재진 앞에 섰다. 사공일 위원장은 오찬에 참석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배웅하고 나서 한발 늦게 허겁지겁 뛰어들어 왔다. 이 장면을 본 참석자들은 일제히 손뼉을 치며 웃음을 터뜨렸다. 한 참석자는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모델들이 아니냐”며 농담을 했다. 조직위의 관계자는 “참가자들을 체계적으로 정렬해보려고 했지만 너무 인원이 많아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분과 회의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원활한 진행을 위해 1인당 2분씩 발언시간을 줬다. 시간 초과를 막고자 진행 측은 1분30초가 되면 노란색 깃발, 2분이 되면 빨간색 깃발을 들어 시간 종료를 알려줬는데, 많은 참석자가 빨간색 깃발에도 열띤 발언을 이어갔다.

 ○…삼성전자가 CEO들에게 ‘깜짝’ 선물한 갤럭시탭이 인기를 끌었다. CEO들은 회의 도중에도 너나 할 것 없이 갤럭시탭을 켜보며 기능을 살펴봤다. 이 때문에 금융분과의 세번째 세션에서는 일부 CEO들이 호주 줄리아 길러드 총리 입장 도중 갤럭시탭을 시연하다 큰 웃음 소리가 터져나왔다. 터키 도구스 그룹의 페릿 사헨크 회장은 “지금 쓰고 있는 아이패드보다 훨씬 더 들고 다니기 좋다”고 칭찬했다.

강병철·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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