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 동의 없이 아무것도 못 이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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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재무차관 실무회의가 8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의 차관과교섭 대표들이 한국의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6일 특별인터뷰에서 “북한은 한국의 동의 없이 어떠한 것도 이룰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에 이 대통령은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북한이 명확한 답변을 보낼 때가 됐다” “북한 차례다”와 같은 말을 여섯 차례나 반복하며 북한의 개방과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6자회담에 대해선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전된 사항이 반드시 있어야만 회담을 연다는 컨센서스가 이번에(G20 기간 동안 관련국 회담을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한이 사과를 하지 않을 게 분명한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이 대통령은 “사과를 안 한다는 게 분명하다는 것도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천안함 사과가 6자회담의 전제조건이냐’는 물음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모든 문제는 어떤 하나를 놓고, 그거냐 저거냐 이렇게 가를 수 있는 건 아니다”고 했다. 다음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일문일답.

 -한국 정부의 일부 인사는 북한의 천안함 사과가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이 아니라고 한다. 6자회담 재개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앗아 간 일이기 때문에 천안함 사과가 남북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6자회담은 핵 포기의 진전이 있어야 되고,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게 더 큰 전제다. 과거 10년간 회의에 참여하면서 시간을 끌며 핵은 계속 개발하면서 회담이 깨졌던 그런 절차를 이제 밟아선 안 된다는 인식을 모든 나라가 하고 있다. 이번에 러시아·미국·중국·일본 정상들을 만나면 자연히 6자회담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형식적 회담은 안 되며, 반드시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진전된 사항이 있어야만 회담을 연다는 전제가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런 것들이 확인되고 논의될 것이다. 남북 관계 개선이나 6자회담 개최 문제는 북한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북한이 명확한 답변을 보내야 될 때가 됐다. 북한의 차례다.”

 -천안함 사과가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이냐. 북한이 사과 안 할 게 거의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과를 안 한다는 게 분명하다는 것도 우리가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북한은 지금 변화해야 될 좋은 시기를 맞고 있다. 난 북한이 중국을 배우라고 하고 있다. 중국은 개방과 경제 성장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국제사회의 모든 문제는 어떤 하나를 놓고 그거냐 저거냐 이렇게 가를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은 북한의 태도가 어떻게 돼야 하느냐에 중요한 초점이 있다. 그런 자세가 되면 뭔가 천안함에 대해서도 코멘트(언급)를 하게 될 것이다.”

 -이번 G20 회의에서 개발 의제가 처음으로 채택됐다. 이런 의제 설정이 남북 간 불균형 해소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보는가.

 “북한은 하루빨리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면 국제사회가 예외 없이 지원을 하게 될 테니까…. 어떤 나라도 혼자서는 잘살 수 없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중국의 경험을 북한에 이야기해 주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다. 북한이 중국을 모델로 따라올 수 있도록,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북한을 도와주는 일 중 하나다.”

-임기 중 남북 정상회담이 가능한가.

"정상회담은 회담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남북간에 중요한 문제를 푸는 수단이 돼야 한다. 북한이 이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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