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코끼리 "수단 군인이 가장 무서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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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아프리카 코끼리들의 천적은 수단 군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보호가 에스몬드 마틴은 14일 케냐의 나이로비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상아 밀거래의 주범이 수단 정부군"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는 "수단 정부군이 매년 수천 마리의 코끼리를 밀렵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상아 암거래상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상인이 수단군으로부터 상아를 제공받았다고 실토했다"고 폭로했다.

보고서는 "밀렵한 코끼리의 상아는 중국으로 수출돼 젓가락.도장.지팡이.조각품 등에 쓰이며 한국.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에서도 상아 제품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에는 상아 수집과 운반을 위해 중국인 상인들까지 수단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단 정부군이 조직적으로 코끼리를 밀렵하고 팔 수 있었던 것은 20여 년간 지속된 내전 때문이다. 마틴은 "충분한 총기.실탄.군용차량 등 운반수단을 보유한 수단군이 내전의 혼란을 틈타 밀렵해 왔다"고 주장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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