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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공사, 민원 약속 어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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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지난해 7월까지 서울 상계동에서 종로로 출퇴근했다. 주로 전철 1호선과 7호선을 이용했다. 도중 갈아타는 도봉산역은 늘 혼잡했다. 환승 통로마저 한 곳밖에 없어 승객이 가득찬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한 사람이라도 넘어지면 대형 사고가 날 것 같아 늘 걱정되곤 했다.

더욱이 7호선 역사는 비가 오면 승강장에 빗물이 떨어져 줄을 설 수 없을 정도다. 1호선 역사도 안개가 끼거나 일교차가 큰 날이면 지붕 아래의 결로현상 때문에 승강장으로 물이 떨어졌다. 그래서 지난해 5월 이를 시정해 달라고 철도공사.서울시도시철도공사에 민원을 제기했다. 얼마 후 양측 모두 "조기에 해결하겠다"는 답을 보내왔다.

그 뒤 이사해 한동안 이 문제를 잊고 지내다가 최근 일 때문에 인근에 들렀다가 도봉산역까지 가보았다. 마침 7호선역은 공사하는 게 보였다. 마침 아는 사람을 만나 물었더니 빗물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반면 1호선역은 그대로였다. 철도공사 담당자에게 전화했더니 "당시 담당자가 퇴직했거나 전출 갔다. 나로선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도시철도공사와 철도공사의 '조기 해결' 약속은 이렇게 달랐다.

우승남.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