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환율 개혁 갑자기 이뤄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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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위안화의 절상이 갑자기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14일 "중국은 보다 유연한 환율시스템을 염두에 두고 개혁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환율 개혁은 예기치 못한(unexpectedly)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 총리는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율 개혁은 시장의 수요.공급에 보다 잘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통화 재평가나 환율 개혁을 결정할 때 국내뿐 아니라 주변국과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도 깊이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총리의 발언이 나오자 홍콩의 역외선물환 시장에서는 중국 위안화의 1년물 선물이 달러당 7.9170위안을 기록해 직전 거래일인 11일(7.9207위안)보다 위안화 가치가 급등했다. 현재 달러당 8.2770위안에 10년째 고정된 위안화의 가치가 1년 뒤에는 4.5% 정도 올라갈 것이라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도쿄 JP모건체이스 은행의 외환거래 담당 이케다 이치로의 말을 인용, "원 총리의 발언은 환율 시스템 변경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 의미가 깊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현재 달러당 8.2770위안을 기준으로 상하 0.3%씩만 움직이는 위안화 환율의 변동 폭이 조만간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6월 말까지 변동 폭이 상하 3%로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연말까지 변동 폭이 5%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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