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저작권' 민간이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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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애국가 저작권을 확보하기 위해 민간단체가 나섰다. 안익태기념재단(이사장 김형진)은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 재단기금 6억원을 안익태(1906∼1965) 선생 유품 180점을 구입하는데 쓰기로 결정했다. 이는 애국가 저작권 문제의 새 국면이 열릴 수 있음을 말해준다.

지난 달 문화관광부는 주무 부서인 행정자치부에 “정부 돈을 들여 애국가 저작권을 사들이자”고 요청했었다. 새 저작권법 발효에 따른 후속조치였지만, 유족 등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요청이었다. 그러나 안익태기념재단의 권영호 이사는 13일 “애국가 저작권을 돈을 주고 거래한다는 것 자체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에 전시공간과 콘서트장을 갖춘 안익태기념관을 짓는다는 전제 아래 안익태 선생의 유품 180점을 구입하고,이 토대 위에 애국가 저작권을 무상으로 헌납 방식으로 일괄 해결하는 것이 최선의 수순”이라고 말했다.

안익태 선생 현양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안익태기념재단은 1992년 국민모금 8억원을 토대로 설립됐다. 이후 지금까지 유족들에게 유가(遺家) 관리비 명목으로 매월 2500 달러를 송금해오고 있다. 기념재단은 그동안 안익태 선생에 대한 국가유공자 추서가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돼 왔다고 밝혔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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