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뛰니 경매시장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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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지난달 25일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4계. 강북구 번동 기산그린 아파트 59㎡형(이하 전용)이 매물로 나와 1억9189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가 없어 두 차례나 유찰됐지만 이번엔 달랐다. 12명이나 몰려 감정가(2억5000만원)의 77%로 주인을 찾았다. 응찰자가 몰린 건 전셋값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올 초 1억1000만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1억3000만원 선이다. 2회 유찰로 최저가가 1억6000만원까지 떨어지니 전셋값에 조금만 더 보태면 되겠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낙찰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높은 중소형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의 경매 시작가(최저가)와 전셋값의 격차가 줄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1일 감정가 3억3000만원인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서광프리메라 주상복합아파트 84㎡형은 두 번 유찰된 끝에 2억587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 당시 최저가는 2억1120만원으로 떨어져 있었다. 전셋값(1억8000만원)과 3000여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니 10명이나 몰린 것이다. 지난달 말 1억5210만원에 주인을 찾은 양천구 신정동 수정아파트 46㎡형의 전셋값은 9500만원이다. 이 아파트 역시 두 차례 유찰되면서 최저가가 1억2160만원까지 빠졌다. 전셋값과 격차가 좁혀진 게 사람들이 몰린 요인이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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