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시장에 전세비율 높은 아파트 인기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25일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4계. 강북구 번동 기산그린 아파트 59㎡형(이하 전용)이 매물로 나와 1억9189만원에 낙찰됐다. 그동안 응찰자가 없어 두차례나 유찰됐지만 이번엔 달랐다.

12명이나 몰려 감정가(2억5000만원)의 77%로 주인을 찾았다. 응찰자가 몰린 건 최근 전셋값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이 아파트 전셋값은 올 초 1억1000만원 정도. 그런데 최근 1억3000만원으로 올랐다. 2회 유찰로 최저가가 1억6000만원까지 떨어지니 전셋값에 조금만 더 보태면 되겠다고 판단한 사람들이 몰린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 경매시장에서 낙찰가 대비 전셋값 비중이 높은 중소형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2회 이상 유찰된 물건의 경매 시작가(최저가)와 전셋값의 격차가 줄면서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11일 감정가 3억3000만원인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서광프리메라 주상복합 아파트 84㎡형은 2회 유찰된 끝에 2억587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낙찰 당시 최저가는 2억1120만원으로 떨어져 있었다. 전셋값(1억8000만원)과 300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으니 10명이나 몰린 것이다.

지난 달 말 1억5210만원에 주인을 찾은 양천구 신정동 수정아파트 46㎡형의 전셋값은 9500만원이다. 이 아파트 역시 두차례 유찰되면서 최저가가 1억2160만원까지 빠졌다. 전셋값과 격차가 좁혀진 게 사람들이 몰린 요인이었다.

경매컨설팅업체 다다재테크 오은석 대표는 “잇단 유찰로 최저가와 전셋값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물건에 응찰자가 집중되고 있다”며 “낙찰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60% 이상인 경우가 많아 저렴하게 내 집을 마련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경매시장에서 최저가 대비 전세비율이 높은 매물의 인기는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돈을 조금만 더 보태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해서다.

전셋값이 낙찰 주요 포인트로 떠올라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경매는 인기가 높아질수록 낙찰가가 올라 장점이 사라지므로 무리하게 응찰할 필요는 없다”며 “낙찰 후 45일 내 잔금을 모두 내야 하므로 자금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달에도 서울지역에서 2차례 유찰돼 최저가가 전셋값과 격차를 크게 줄인 아파트가 잇따라 경매에 부쳐져 주목된다.

15일엔 전셋값 1억5000만원 수준인 서울 양천구 신정동 푸른마을 아파트 59㎡형이 최저가 1억9200만원에 경매되고, 29일엔 역시 전셋값 1억5000만원인 노원구 상계동 현대4차 85㎡형이 2억1760만원부터 경매로 주인을 찾는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