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뺨치는 일진회] 피해 여학생 어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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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데리고 지리산 청학동 같은 산 속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10일 피해 신고를 위해 경찰서를 찾은 중학생 K양(14)의 어머니는 딸이 학교 폭력에 시달린 지난 1년여간을 '악몽'이라고 표현했다. K양은 같은 학교 '일진' 5명에게 수시로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린 채 구타를 당하고, '나쁜 소문을 내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 그러나 어머니는 그런 사실을 몇 달이 지나서야 알았다. 보복이 두려워 K양이 집에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처음엔 딸에게 도벽이 있다고 의심했다. K양이 친구들에게 줄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어머니의 지갑에 손을 댔던 것. 11개월간 훔친 돈만 28만여원이 됐다. 결국 어머니는 딸을 추궁한 끝에 "친구들에게 돈을 바쳤다"는 고백을 들었다.

어머니는 "딸의 일기장을 보니 '나는 이제 죽는 수밖에 없다'고 적혀 있기도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K양은 두달 전부터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고, 경찰은 가해 학생들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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