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깜깜이 분양’ 무슨 꿍꿍이 있나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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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불구하고 대표적 임대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은 호황이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바닥권인 데다 비교적 투자 금액이 적은 편이어서 갈 곳을 잃은 시중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마침 서울·수도권 전셋값이 뛰면서 오피스텔 임대료도 상승해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오피스텔 시장이 호황이지만 최근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들이 별다른 홍보 없이 청약을 진행하는 이른바 ‘깜깜이 분양’에 나서 눈길을 끈다.

대림역 와이즈플레이스와 도곡동 라보테가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들 단지는 홍보는커녕 의무적으로 일간신문에 게재해야 하는 분양공고조차 청약 접수 당일 게재했다.

10월 26일 오전 10시부터 12시가지 청약 접수를 받은 대림역 와이즈플레이스는 12시 이후에나 일반에 배달되는 석간 신문에 분양공고를 게재했다. 라보테가는 청약 접수 당일 조간신문에 분양공고를 냈지만 청약 보증금을 1억원으로 책정했다.

청약보증금 높이기도

오피스텔 청약 보증금으로는 사상 최고가로, 사실상 일반 투자자들의 청약을 막겠다는 의도다. 오피스텔 경기가 좋은 데도 이처럼 조용히 청약을 진행하는 이유는 뭘까. 분양업체들은 “선착순 수의계약으로 분양하는 게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은 최대한 조용히 넘긴 뒤 입소문 등을 통해 찾아 온 수요자들에게 1대1 마케팅으로 팔겠다는 것이다.

청약 접수, 당첨자 선정 등 일련의 복잡한 절차에 대한 번거로움이 없고,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를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어 입주(잔금 납부)까지 유도하기가 쉽다는 이점도 있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청약률이 낮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이미지 추락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한정돼 있어 깜깜이 분양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가령 라보테가의 경우 분양가가 3.3㎡당 3000만~4000만원(공급면적 기준) 정도의 고가 오피스텔로, 일반 투자자가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분양 받을 수 있는 오피스텔이 아닌 것이다. 그래서 애초부터 일반 수요자들의 접근을 차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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