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대 기업 올 시설투자 106조 사상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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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경기도 화성에 반도체 16라인을 짓고 있다. 충남 탕정에선 액정화면(LCD) 8세대 신규 라인을 건설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계획한 18조원의 시설투자를 차근차근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최근 5600억원을 들여 포항4고로의 개·보수를 마친 데 이어 총 1조8000억원이 투자된 광양후판공장을 지난달 준공했다. 현재는 포항2연주공장 합리화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재계가 예년보다 대폭 늘어난 투자 규모를 예정대로 집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의 올해 시설투자규모가 사상 최대치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2일 내놓은 ‘600대 기업 시설투자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계획’에 따르면 올해 이들 기업의 시설투자액은 106조60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3.2%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설투자는 반도체가 전년 대비 255% 증가한 것을 비롯해 전자기기(144.3%), 디스플레이(47.7%) 등 전자업종이 주도하고 있다. 차세대전지 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석유·화학도 51.2% 증가했다. 반면 조선·기타 운송장비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선박 발주 감소와 중국 조선업의 시장 잠식 등으로 39.1% 감소했다.

 기업들은 상반기에 45조5899억원의 투자를 집행한 데 이어 하반기에 이보다 15조원가량 많은 60조4710억원의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하반기 투자 규모를 늘려 잡은 데는 정부가 내년 이후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임투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내년 투자분의 일정량을 올 하반기로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경련 관계자는 “대내외 경제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 내년에 임투세액공제 조치가 사라지면 기업들의 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렬·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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