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에 발사한 것처럼 방망이로 쳐라" 대만 야구팬 응원 도 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최종예선 7차전 경기에서 한국팀이 대만을 4:3으로 이겼을 당시, 대만 관중의 응원팻말. 대만 관중의 응원팻말에는 '개고기의 나라 한국', '성형하려면 한국으로', '한국은 아시아 넘버 3', '김치X을 죽여라'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

대만야구팬이 “개고기의 나라 한국”에 이어 “천안함에 발사한 것처럼 방망이로 쳐라”라는 응원문구를 내걸어 빈축을 사고 있다.

23일 대만에서 열린 제17회 대륙간컵 야구대회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개최국인 대만과 맞붙은 한국팀의 경기, 문제는 대만인으로 추정되는 한 야구팬이 든 응원팻말이었다.

한국이 5-7로 뒤진 7회 대만 중계방송 화면에 포착된 팻말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진과 함께 ‘탄사 천안함, 봉타 남○대(彈射 天安艦, 棒打 南○隊)’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다른 관중에게 가려진 ‘남(南)’과 ‘대(隊)’ 사이에는 한국을 지칭하는 ‘한(韓)’이 적혔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자를 해석하면 “천안함에 (어뢰를) 발사한 것처럼 한국도 방망이로 쳐라”는 의미다.

그동안 대만의 야구팬들에게 한국은 굴욕의 대상이었다. 대만 대표팀에게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예선 탈락과 2008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 8-9의 분패를 안겼던 한국이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회에서 한국팀은 대만을 9-0으로 이기며 콜드게임 승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9:0 완패 경기에 흥분한 대만 야구팬들은 “개고기의 나라 한국에 패하다니...” 등의 비하발언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46명의 목숨을 거론한 천안함 발언은 도를 넘어섰다는 여론이다.

한편 프로 선수들이 빠진 이번 경기에서 한국은 미국 마이너리그 출신으로 꾸려진 대만 측 타선을 공략하지 못해 5대11로 패배했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김정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