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식스맨’으론 힘들군 … 아시안게임 빈 자리 컸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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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SK가 대표팀 선수 세 명이 한꺼번에 빠진 삼성을 가까스로 이겼다.

 SK는 20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삼성을 84-79로 꺾었다. 삼성의 이승준(32·2m4㎝)·이규섭(33·1m98㎝)·이정석(28·1m83㎝)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돼 경기 전날인 19일 태릉선수촌에 소집됐다. 반면 SK는 주전이 모두 나왔다. SK에는 대표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삼성 선수들은 안준호 감독이 이번 시즌 출사표 대신 던진 ‘사이후이(死而後已·죽고 나서야 그만둘 정도로 전력투구한다)’라는 말처럼 뛰었다. 그러나 주전들의 공백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날 경기를 안 감독이 즐겨 쓰는 사자성어로 풀어봤다. 

 ◆속수무책(束手無策)=대표 선수 세 명이 빠져나간 삼성은 이날 엔트리(12명)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11명만 적어냈다. 박대남·박영민·민성주 등 식스맨들이 주로 뛰었다.

 반면 SK는 ‘호화 멤버’가 나섰다. 김민수(10점·7리바운드)는 이승준이 빠진 삼성 골 밑에서 펄펄 날았고, 김효범(15점)은 외곽 슛을 터뜨리며 달아났다.

 ◆절치부심(切齒腐心)=SK 공격을 이끈 주인공은 외국인 선수 테렌스 레더(23점·10리바운드)였다. 레더는 지난 시즌 삼성에서 뛰다가 시즌 도중 갑자기 KCC로 트레이드됐다. 레더는 2008~2009 시즌 득점·리바운드 1위를 휩쓸었던 실력파지만 삼성은 팀 플레이를 망친다고 판단해 내보냈다. 레더는 이후 삼성만 만나면 이를 악물고 뛰었다. 레더는 삼성의 골 밑을 휘저으며 23점을 퍼부었다.

 ◆천신만고(千辛萬苦)=그러나 SK는 손쉽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4쿼터 초반까지 10점 차 이상 앞서가던 SK는 삼성에 연이어 속공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삼성은 강혁의 스틸에 이은 애런 헤인즈의 슛으로 4쿼터 4분39초를 남기고 76-75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25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한 헤인즈가 종료 1분 전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뒷심을 살리지 못하고 승리를 내줬다. 한편 LG는 전주 원정에서 KCC를 97-86으로 완파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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