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 “AFC 챔스 결승에 누가 올라오든 승리 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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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가 20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과 경기에서 전반 31분 터진 조동건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이겼다. 지난 6일 사우디 리야드 킹 파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3-4로 역전패했던 성남은 1·2차전 합계 4-4로 비겼지만 무승부일 경우 원정에서 많은 골을 터뜨린 팀이 승리하는 '원정 골 우선 원칙'에 의해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신태용 성남 감독

-소감은.

"결승에 갔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첫 예선전을 할 때 예선 통과라도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하지만 자신감이 있었다. 너무 기쁘다."

-오늘 승리의 요인은

"알 샤밥의 카마초를 김성환에게 전담 마크하도록 했다. 1m도 떨어지지 말라고 말했다. 그 결과 김성환이 역할을 너무 잘 해냈다. 또 내가 생각했던 대로 조동건이 결승골을 넣었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다.

"중동 원정 경기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쳤다. 중동팀에 두려움은 없다. 스타일도 이미 파악됐다. 결승전에 누가 올라오든 승리하겠다."

-시즌 초 부진할 거라는 평가가 많았다. 예상 밖의 선전이다. 비결은.

"K-리그에서 6~10위를 차지할 거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호와 김정우가 빠져나가면서 걱정도 많이 했다. 하지만 동계 훈련을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선수들에게 눈높이에 맞춰 다가갔던 점이 선수들을 힘내게 했던 것 같다. 때로는 형처럼, 때로는 동생처럼 다가갔다."

-1996년에 우승을 경험했다.

"14년 만에 결승전에 진출하니 순간 눈물이 났다. '이런 것이 진정한 감독으로서의 프로 세계구나'라고 느꼈다. 우승(1996년)도 해보고 결승(2004년)에서 져보기도 했다. 아시아인 최초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 보겠다. 이번에는 개인 욕심을 부려볼 생각이다(웃음)."

-리그에서 4경기가 남았다.

"K-리그 6강 플레이오프는 안정권이라고 본다. 다음주 수요일 전남전에는 반드시 베스트 멤버를 투입해 승리하겠다. 이어지는 서울과 경남전도 잘 마무리 지어 순위를 끌어올리겠다."

-어떤 팀이 올라오길 바라는가.

"어떤 팀이 올라오든 상관없다. 일본은 환경적으로 한국팀에 더 유리한 조건이다. 반드시 승리하겠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아무래도 좋은 기운을 받은 것 같다. 내가 빨간색 넥타이를 맨 것도 좋은 징조였던 것 같다. 하나가 되는 계기가 됐다."

▶조동건 성남 공격수

-오랫동안 쉬었는데 몸 상태는 어떤가.

"지금 점점 좋아지고 있는 상태고 아픈 것도 많이 줄었다. 컨디션은 좋다."

-골을 넣는 순간 어떤 기분이었나.

"안쪽 골대에 맞는 걸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너무 기뻤다."

-과거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그때는 부상이 계속 이어지는 상태였다.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기 때문에 낫는 것부터 해결했다."

-결승전에 대한 기대감은.

"아직 와닿는 건 없다. 일본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가면 부담감이 느껴질 것 같다."

▶호르헤 포사티 알 샤밥 감독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내용이 굉장히 좋지 않았다. 전반전에서 저지른 실수가 결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게 축구 아닌가.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크게 슬퍼하지 않는다."

-패배의 이유는 뭔가.

"성남은 찬스에서 골을 넣었고, 우리는 넣지 못했다. 그 차이뿐이다."

-성남이 우승할 수 있을 거라고 보는가.

"4강에 나온 모든 팀이 강하다. 하지만 성남이 오늘 경기만큼만 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다."

성남=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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