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타수 6안타 2홈런 핵방망이 … 가을이면 펄펄 끓는 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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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최정이 16일 삼성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0-1로 뒤진 4회 말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낸 뒤 환호하고 있다. 6회 말 연타석 아치를 그린 최정은 1, 2차전에서 타율 0.750의 맹타를 휘두르며 2008년에 이어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천=연합뉴스]


“최정 시리즈가 되려나.”

 한국시리즈 2차전이 끝난 뒤 김성근 SK 감독이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두 경기에서 8타수6안타(타율 0.750) 2홈런·3타점·4득점. 최정(23·SK)의 활약 속에 SK는 홈에서 열린 삼성과 1, 2차전을 모두 승리했다.

 15일 1차전에서 5타수3안타를 기록한 최정은 16일 열린 2차전에서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는 0-1로 뒤진 4회 무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차우찬으로부터 역전 좌월 투런 홈런을 뽑아냈다. 삼성으로 기울던 분위기를 SK쪽으로 돌려놓은 한 방이었다. 2-1로 앞선 6회에도 최정은 또 한번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올 정규시즌에서 9타수1안타로 눌렸던 차우찬을 쓰러뜨린 두 개의 홈런포였다. 또 지난해 두산과 플레이오프(PO)에 이어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처음으로 두 번째 연타석 아치를 그린 타자가 됐다.

 경기 뒤 김 감독은 “최정이 휴식기간에도 열심히 하더니 기대 이상으로 해냈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최정은 “정규시즌 종료 뒤 매일 특타조에 포함돼 하루도 못 쉬었다”며 “코칭스태프가 그만큼 내 타격감이 안 올라왔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평소 말수가 없는 최정이지만 가슴속에는 뜨거운 불이 있다. 2005년 입단한 그는 2007년 SK의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다. 그해 팀 선배들은 최정에게 ‘괴성 청년’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최정은 수비 실책을 범하거나 중요한 순간 범타로 물러나면 화장실로 들어가 괴성을 질렀다.

 그의 또다른 별명은 ‘소년 장사’다. 2006년 당시 SK 사령탑이던 조범현(KIA) 감독은 최정의 타고난 힘에 놀라 “소년 장사가 나타났다”고 했다. 그해 12개의 홈런을 날리며 가능성을 증명해낸 최정은 2008년 두산과 벌인 한국시리즈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새로운 ‘가을 사나이’로 등장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처음 태극마크를 단 그는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뽑히며 이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내야수로 성장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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