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1,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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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이탈리아에서 보내온 편지 1,2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현진 외 옮김
한길사, 각 232·272쪽, 각권 1만2000원

시오노 나나미(68)는 '로마인 이야기'로 이름난 일본 작가다. 젊은 나이에 홀로 이탈리아로 건너가 40년이 넘게 독학으로 로마와 르네상스의 역사 현장을 파고든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에게는 로마가 불멸의 고급 창부처럼 여겨진다. 뒷바라지해주는 남자가 부족해본 적 없는…설령 객사한다 한들 무슨 한이 되느냐고 여기는 타고난 낙천가."

지적 호기심이 남달랐던 동양의 여성에게 이탈리아 도시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얘기 할머니였다. 이방인으로 살았지만 감성이 예민한 그가 느낀 이국의 도시 탐방기는 아름답고 정겹다. "로마! ROMA를 반대로 읽으면 AMOR가 된다. AMOR는 라틴어로 '사랑'이라는 뜻이다"는 구절에서 엿볼 수 있듯, 그에게는 이탈리아 전 국토가 사랑의 땅이었다.

로마 제국의 하수도부터 베네치아의 곤돌라까지, 이 비범한 르네상스인이 살핀 이탈리아는 시시콜콜 재미있고 유익하다. 태양을 한껏 품은 그윽한 포도주빛 바다 지중해가 좋고, 베네치아 공화국의 스파이가 신기했다는 그의 에세이는 큰 돈 안 들이고 떠나는 이탈리아 여행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호기심 넘치는 독자에게 그는 말한다. "꽃의 도시 파리, 아니면 꽃의 도시 피렌체라고 사람들은 부른다. 그러나 영원한 도시로 형용되는 곳은 온 세계에서 로마밖에 없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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