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청소년 축구대표 북한에 져 결승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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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완패였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대표팀이 북한에 져 2010 아시아축구연맹 U-19(19세 이하) 청소년 선수권대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14일 오후(한국시간) 중국 쯔보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북한과의 대회 준결승전에서 북한의 정일관과 리혁철에게 잇따라 골을 내주며 0-2로 패했다.

 2004년 우승 이후 6년 만에 통산 12번째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이로써 2006년 이후 3개 대회 연속 4강에 머물고 말았다. 다만 4강에 올라 내년 7∼8월 콜롬비아에서 벌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출전 자격은 얻었다.

 체력·정신력·결정력 모두 북한이 우세했다. 한국은 지동원(19·전남)과 정승용(19·서울) 투톱을 앞세웠지만 북한의 밀집 수비에 막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34분에서야 이기제(19·동국대)가 왼발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여는 듯했지만 북한의 역습은 매서웠다. 북한은 전반 35분 윤일광의 오른발 강슛으로 한국 수비진을 흔들었다. 이어 전반 45분 한국의 페널티지역 외곽 왼쪽에서 리형진이 올린 오른발 프리킥을 정일관이 골대 가까운 쪽으로 달려들며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한국은 후반 들어 정승용을 빼고 김영욱을 투입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월등한 체력을 앞세운 북한이 더 활발했고 예리했다. 한국은 후반 6분 남승우의 오른발 중거리슛과 11분 황도연의 헤딩슛으로 동점을 노렸지만 위력이 없었다. 기대했던 지동원은 북한의 빠른 압박과 활발한 수비에 막혀 슛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고립됐다.

 조급해진 한국은 수비라인의 실수까지 겹쳤다. 후반 34분 황도연(19·전남)이 GK 노동건(19)에게 백패스하다 북한의 리혁철에게 뺏겨 쐐기골을 헌납했다. 내년 FIFA 월드컵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이광종팀은 지동원에게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좀 더 세밀한 조직력을 다져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1976년과 2006년에 이어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북한은 17일 오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호주와 우승을 두고 맞붙는다. 호주는 이날 린쯔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꺾었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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