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비누’ 보러 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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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스위스의 한 미술관이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의 지방조직으로 만들었다는 비누(사진)를 전시 중이다.

스위스 취리히의 미그로스 현대미술관은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피하지방으로 만들었다고 하는 비누를 다음 달 28일까지 전시할 것”이라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술관 측은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2004년 스위스의 한 병원에서 지방 흡입수술을 받았으며, 당시 병원 직원이 떼어낸 지방을 버리지 않고 스위스 미술가 지아니 모티에게 넘겼다”고 주장했다. 모티는 이 지방으로 비누를 만들었으며, 미술관은 2005년 이 작품을 수집가로부터 구입한 뒤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모티가 만든 작품의 제목은 ‘깨끗한 손’(Clean Hands)이다. 옅은 황백색에 보통 비누와 같은 크기다. 작품 제목은 1990년대 이탈리아 검찰이 주도한 대대적인 정치권 부패 척결운동을 뜻하는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방 흡입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병원은 미술관 측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모티는 “작품의 재료는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지방이며, 진위 확인을 위해 DNA 검사를 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모티는 97년 인권 문제를 논의하던 유엔 총회에 숨어 들어가 인도네시아 대표단 자리에 앉아 의사를 방해한 사건으로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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