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PDP분쟁 화해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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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P 특허를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는 LG전자와 일본 마쓰시타 간에 화해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두 회사는 올해 들어 특허 관련 실무진뿐만 아니라 최고위급 경영진 간에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일부 실질적인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좋은 방향으로 문제를 풀기 위해 양쪽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김쌍수 부회장도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협의를 통해 잘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아사히 신문도 최근 "양사 모두가 큰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LG전자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마쓰시타가 일본 법원과 세관에 LG의 PDP 패널에 대해 수입 금지 및 통관 보류 신청을 내자 LG전자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고 세계 각국에서 특허 소송을 벌이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면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후 LG전자는 마쓰시타의 한국 내 법인인 파나소닉코리아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수입금지조치를 신청한 것 외에는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

양사가 강경 자세에서 한발 물러선 것은 특허분쟁으로 인한 소모전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소니가 특허공유협약을 맺는 등 세계 가전업계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공조에 나서고 있는 상황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분위기를 봤을 때 지난해 삼성SDI-후지쓰 간의 PDP 특허 분쟁처럼 LG전자-마쓰시타 분쟁도 결국 '상호 특허사용계약'(크로스 라이선스) 형태로 풀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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