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3’ 된 정세균 거취 고심 … 손학규 주재 첫 최고회의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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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최고위원이 4일 새 지도부 구성 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새 지도부의 현충원 합동 참배에도 가지 않았다. 그 대신 김진표·전병헌·최재성 의원 등 가까운 인사 8명과 조찬 회동을 하고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정 최고위원은 참석자들에게 “선당후사(先黨後私, 개인보다 당을 먼저 생각함)를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 게 옳은지 고민된다”며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전직 대표로서 새 대표에게 길을 열어주고 밖에서 돕는 것이 옳다”고 주장한 사람도 있었으나 대부분은 “지도부에 지혜를 주고 단합을 끌어내는 게 진정한 선당후사”라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그는 결정을 미룬 채 “하루 정도 쉬고 싶다”며 자리를 떴다고 전병헌 의원이 전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첫날인 이날 국방위 감사에는 참석했다.

그는 당 대표 경선에서 3위를 한 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2년간 당 대표를 하며 다진 조직의 힘으로 1~2위를 다툴 것이란 전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는 전당대회 당일엔 “전국 정당을 만들기 위해 19대 총선에 지역구를 전북에서 수도권으로 옮기겠다”고 배수진까지 쳤지만 결과는 그를 외면했다. 한 핵심 측근은 “여기서 포기하는 것은 정세균을 보고 찍어준 지지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점과 집단지도체제를 반대해온 입장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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