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호화 멤버+초라한 성적’ 전자랜드·SK, 올해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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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막하는 2010~2011 프로농구를 앞두고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는 팀이 있다. 전자랜드와 SK다.

두 팀은 공통점이 많아서 더 흥미롭다. 화려한 스타들을 모아놓고도 지난 시즌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최근 8시즌 동안 부진이 이어졌다. 이번 시즌에는 선수 구성이 더 화려해졌는데, 모두 “이번에는 정말 달라졌다”고 자신하고 있다.

두 팀 모두 ‘허울 좋은 호화 군단’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는 9위, SK는 7위로 6강 플레이오프행에 실패했다. 전자랜드는 지난 8시즌 동안 두 차례 6강에 올랐고, SK는 지난 8시즌 동안 딱 한 번 6강에 갔다. 매 시즌 개막 전에는 우승 후보였다가 끝날 땐 쓸쓸히 물러나곤 했다.

그럼에도 전자랜드와 SK는 여전히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두 팀 모두 이번 시즌 역대 최강 전력을 갖췄다. 전자랜드는 2월 귀화혼혈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포워드 문태종(35·2m4㎝)을 뽑았다. 그는 지난 시즌 득점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던 문태영(LG)의 친형으로, 개인 기량은 문태영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자유계약선수(FA)로 포인트가드 신기성을 데려왔고, 서장훈과 슈터 정영삼이 건재하다.

SK는 FA로 슈터 김효범을 잡았다. 여기에 계약기간 마지막 날 극적으로 방성윤을 잔류시키면서 김효범-방성윤의 최강 ‘쌍포’를 갖췄다. 포인트가드 주희정과 혼혈 포워드 김민수도 있다.

두 팀 모두 한국에서 검증받은 외국인 선수를 선택해 안정감을 더했다. 전자랜드는 허버트 힐과 아말 맥카스킬, SK는 테렌스 레더와 마퀸 챈들러를 선택했다.

신선우 SK 감독과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지난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았기 때문에 비시즌을 제대로 준비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오랜 사제지간이다. 유 감독은 2001년 현대(KCC의 전신) 신 감독 아래서 코치를 시작한 이후 신 감독과 총 6시즌 동안 감독-코치로 지냈다.

신 감독은 “이름값으로 선수를 기용하지 않겠다”며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골칫덩이’로 유명했던 레더 길들이기에도 나섰다. 레더가 구단에 개인 아파트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자 신 감독이 “용납할 수 없다”며 숙소 생활을 명령했다.

유 감독의 키워드도 ‘경쟁’이다. 주전 대부분이 30대 중반이지만 훈련 때 열외는 없다. 문태종을 중심으로 빠르고 조직적인 농구를 하겠다는 게 목표다.

SK와 전자랜드는 시범경기 첫날인 4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만난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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