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스페인 신용등급 한 단계 내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7면

30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1’로 한 단계 내렸다. 성장세가 미약하고 재정상황이 불안하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3대 신용등급평가사 가운데 피치는 지난 5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앞서 4월 ‘AA+’에서 ‘AA’로 한 단계씩 강등했지만 무디스는 지금까지 최고 등급을 유지해 왔다.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가 전체 유럽으로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유럽연합(EU)은 재정관리에 소홀한 국가에 거액의 벌금을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로화를 쓰는 16개국(유로존)이 대상이다. 그리스처럼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다 유로존 전체를 위기에 빠뜨리는 일을 막아보자는 의도다.

EU 집행위원회는 29일 재정적자와 공공부채 상한선을 규정한 협약 개정안 등을 포함한 재정안정 강화 법안을 발표했다. 법안에 따르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맞추지 못하고 적자를 줄이려는 노력도 부족한 유로존 회원국은 GDP의 0.2%에 해당하는 액수가 벌금으로 부과된다. 또 경제 분야의 경쟁력 향상 노력이 부족할 때도 벌금을 내야 한다.

또 EU 이사회는 여러 거시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각국의 ‘스코어 카드’를 작성, 무역적자가 심하거나 임금이 과도하게 오르는 등 경제 불균형이 심각한 국가에 개선 권고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 권고안을 제대로 따르지 않는 국가는 GDP의 0.1%의 벌금을 물게 된다.

조제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언덕 아래로 차가 굴러가기 전에 ‘핸드 브레이크’를 당기자는 것”이라고 법안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법안이 발효되려면 EU 이사회와 의회를 통과해야 한다. 내년 중반 법안을 발효시키면 2012년부터는 실제 제재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란 게 EU 집행위의 기대다. 또 일단 유로존부터 시작해 2014년에는 영국 등 비유로화 사용국으로 적용 대상을 넓혀갈 계획이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