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많이 올랐는데 펀드 투자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9면

"주가가 너무 올랐는데 지금 주식형 펀드에 들면 손해 보지 않을까."

종합주가지수가 북핵 파장을 딛고 940선을 지켜내며 '지수 1000 고지'를 향한 행진을 거듭하자 대표적인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에 아직 가입하지 않은 개인투자자들은 고민이 많다. 그러나 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선다 해도 여전히 주가 향배를 점치기가 어려운 데다 채권시장 역시 불안해 어떤 펀드에 들어야할지 망설여진다.

증시 전문가는"1~2년 이상 장기 투자를 한다면 주식형 펀드도 해볼 만하다"고 조언한다. 올해 주식시장 전망이 대체로 낙관적인 데다 직접 투자에 따른 위험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추천의 근거.

하지만, 지난해 괜찮은 성적을 거뒀던 채권형 펀드는 가입 여부를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기 투자라면 주식형 펀드=지수가 930선을 넘어선 2002년 초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주식형 펀드 가입 여부를 놓고 똑같은 고민을 했다.

다행히 당시에 주식이 편입된 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지난주까지 평균 10%대의 수익을 거뒀다. 짧게 보면 상투를 잡은 꼴이었지만, 3년 가까이 장기 투자를 해 결국 두자릿수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가가 930.51을 기록한 2002년 4월 17일부터 주가가 933.55를 회복한 지난 4일까지 성장형 펀드(주식편입 비중 70% 이상)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평균 14.6%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주가 상승률은 0.3%로 거의 변화가 없었던 것과 대비된다. 같은 기간 안정성장형 펀드(주식편입 비중 40~70%)의 수익률도 16.2%, 안정형 펀드(주식편입 비중 40% 미만) 역시 11.6%를 기록하는 등 10%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제로인 이재순 비계량평가팀장은"주식형 펀드는 우량 종목에 선별 투자하기 때문에 길게 보면 주가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곤두박질하는 채권형 펀드=지난해 평균 5% 이상의 짭짤한 수익을 거둔 채권형 펀드는 올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 연초 이후 채권형 펀드는 채권 금리 급등(채권값 하락)세가 이어져 5주 연속으로 손실을 내면서 평균 수익률이 -7.5%에 그쳤다.

채권형 펀드 수탁고도 지난 7일 지난해 말에 비해 3조4820억원 가까이나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조짐으로 시중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당분간 채권형 펀드 수익률은 바닥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윤혜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