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부실투자로 8억 달러 손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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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 위험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미국 투자은행 메릴린치에 투자해 8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났다. 감사원은 KIC의 해외투자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을 적발, 임무를 소홀히 한 홍석주 전 사장의 손해배상 책임을 검토하는 등 손실 보전 방안을 강구하고 관련자들을 징계하도록 요구했다고 16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KIC는 대체투자의 절차와 기준 없이 2007년 말 메릴린치 측에 투자 의향을 전달했다. 이어 2008년 1월 7일 메릴린치로부터 10억∼4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요청받자 투자전략팀과 리스크관리팀이 배제된 비공식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이 같은 제안을 검토했다.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담당자도 KIC가 대체투자 경험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KIC는 2008년 1월 15일 메릴린치와 최종 투자약정을 맺었지만 메릴린치의 주가는 재무상황 악화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KIC 투자원금의 40.8%인 8억1600만 달러(지난 3월 5일 기준)의 평가 손실을 가져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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