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RB, 기준금리 또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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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결정기구인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일(현지시간)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연(年) 2.25%에서 2.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FOMC는 지난해 6월 1.0%였던 금리를 여섯 번 연속 0.25%포인트씩 올리는 결정을 내렸다. 월가에서는 FRB가 지금과 같은 인상 속도를 유지해 금리를 3.5% 선으로 끌어올린 뒤 조정기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이날 미국 국채 입찰에 참가하는 22개 대형 금융회사의 딜러들에게 물어본 결과 19곳이 3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것이며, 18곳은 5월에도 인상할 것으로 점쳤다. 상반기 마지막 FOMC 회의가 열리는 6월 말에도 인상 가능성이 60%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시장은 이 같은 관측에 근거해 금리 인상 발표 이후에도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달러화 가치가 소폭 올라 유로당 1.3026달러를 나타냈으며, 엔화 환율은 달러당 103.64엔을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3%, 0.31% 올랐다.

FRB는 성명을 통해 "고용시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 상승에도 생산이 완만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몇 달째 거의 같은 경기분석을 반복하고 있다.

이날 성명에는 향후 금리인상 속도와 관련해 지금까지 언급된'신중하게(measured pace)'라는 표현이 삭제되느냐가 관심을 모았다. 지난달 공개된 지난해 12월 FOMC 회의록이 올 들어 금리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뉘앙스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FRB는 인플레이션이 잘 억제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 표현을 그대로 살려두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 우려가 갑자기 높아지지 않는 한 현재의 금리인상 속도에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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