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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 '휴대전화 소음' 언제까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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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출장이나 여행 때 역과 집이 가까워 기차를 자주 이용한다. 그런데 승객들이 소지한 휴대전화 공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따르릉.띠리리리.쩌러렁 등 각양각색의 벨소리가 기분을 언짢게 한다. 열차승무원이 사전에 "휴대전화 벨소리를 진동으로 해달라"는 안내방송을 하지만 아무 소용 없다. 70대 할아버지나 할머니의 경우는 이해가 간다. 진동을 느끼지 못하거나 소리가 작으면 들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50~60대 아주머니들의 통화 소리는 요란하고 길다. 주변 사람의 배려는 눈곱만큼도 없다. 언제부턴가 옆 좌석에 젊은 아가씨가 앉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 생겼다.

승차할 때부터 내릴 때까지 계속 울리는 벨소리와 영양가 없는 긴 통화가 차창 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으며 낭만에 빠져드는 것을 방해한 일이 몇 번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진동의 미학이 필요한 곳은 비단 기차뿐 아니라 버스.영화관.사무실.식당가 등에서도 마찬가지다. 휴대전화는 이제 우리와 떼놓을 수 없는 문명의 이기가 됐다. 편리한 만큼 사용 에티켓도 잘 지켜야 할 것이다. 하찮은 휴대전화 소리 하나에도 주변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문화국민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김배현 서울 금천구 독산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