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넘버 1·2·3’ 주주 설득하러 일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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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응찬(사진 왼쪽)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이백순(오른쪽) 신한은행장이 9일 일본에서 재일동포 주주들에게 신상훈(가운데) 신한지주 사장에 대한 고소 이유를 직접 설명하고, 신 사장 해임안 처리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한다. 신 사장도 이날 라 회장, 이 행장과 동행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는 신한지주 내분 사태의 전개 방향을 좌우할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이다.


8일 신한지주에 따르면 라 회장과 신 사장, 이 행장은 9일 나고야(名古屋)에서 열리는 재일동포 원로주주 모임인 ‘공헌이사회’에 나란히 참석한다. 이 자리엔 전 신한은행·신한지주 이사회 멤버와 1980년대 초 신한은행 창립에 참여한 주주 등 40여 명이 나올 예정이다. 일본에 사는 현직 사외이사들도 참석한다.

익명을 원한 신한지주 관계자는 “원로주주들이 상황 설명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며 회의 소집을 요청해 수뇌부 3명이 모두 참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행장과 신 사장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직접 설명을 들은 뒤 입장을 정하겠다는 것이다. 공헌이사회는 재일동포 주주를 대표하는 모임이어서 이 자리에서 어떤 입장이 정해질 것인지가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9일 모임에 참석할 예정인 양용웅 재일한국인본국투자협회장은 “은행과 신 사장 쪽 얘기를 다 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설명회를 열게 됐다”며 “재일동포 주주들이 앞으로 어떻게 할지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설명회 직후엔 이사회를 언제 열지도 정할 예정이다.

재일동포 주주들은 그동안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 신 사장을 해임하는 데 반대해 왔다. 그러나 9일 모임에서 재일동포 주주들이 라 회장과 이 행장의 설명을 얼마나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신 사장 해임안에 대한 조기 처리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목표 주가 낮춰=스위스계 투자은행 UBS는 8일 보고서에서 신한지주의 12개월 목표주가를 5만9000원에서 4만9000원으로 17% 낮춘다고 밝혔다.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신한지주 주식을 사지 말고 사태 흐름을 지켜보라는 뜻이다. UBS는 “신한지주 사태가 어떻게 해결될지 확실하지 않다”며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면서 신한지주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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