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정교 복원 공사에 북미산 목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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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경북 경주의 월정교(사적 제457호·조감도) 복원 공사에 들어가는 목재 가운데 북미산 홍송이 절반 정도를 차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월정교는 석교 위에 목조 회랑으로 연결한 누교 형태로 경덕왕 19년(760년)에 축조됐으며 신라 왕궁인 월성과 경주 남쪽을 연결하는 통로로 추정되고 있다.

7일 경주시에 따르면 교각 공사가 진행 중인 월정교 복원을 위해 상부 회랑과 교각 석재 위에 사용할 목재 54만5000재(1재는 0.00334㎥)를 확보했다. 시는 이 목재를 다듬는 작업과 건조, 방부 처리를 하고 있으며 교각 공사가 끝나는 연말부터 목조 구조물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문제는 목재의 절반 가까운 26만재가 국내산 육송이 아니라 북미산 홍송이라는 점이다.

한 네티즌은 경주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월정교에 쓰이는 목재가 북미산 나무로 만들어진다면 그 다리는 신라시대 월정교가 아닌 북미산 월정교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는 목재 가운데 국내산 육송은 교량 상부 회랑에 사용하고 북미산 홍송은 교량 하부 석재 교각 위에 쓸 방침이다. 상부 회랑 목재는 길이 10m 내외로 충분하지만 교각 위에 사용하는 것은 교각 사이 거리를 감안할 때 길이 16m에 두께 45∼60㎝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월정교복원팀 관계자는 “사람들이 걸어다닐 교각 위 목재는 상부 회랑보다 더 길고 강한 강도를 필요로 하지만 국내는 이를 충족시킬 소나무가 없어 북미산 홍송을 부득이 쓰게 됐다”고 해명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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