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가 살던 청도 고택 중요민속자료로 지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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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은 31일 경북 청도군 임당리에 있는 김씨 고택을 중요민속자료 제245호로 지정했다.

▶ 청도군 김씨 고택의 중사랑채 전경.

이 고택은 대대로 조선시대 내시(內侍)가 살았던 내관가(內官家)였다. 궁궐 주변이 아니라 한양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 있는데다 몸채는 서북향으로 배치돼 있고, 안채의 노출을 꺼리는 공간 구성 등 일반 사대부가와 사뭇 다른 특성을 보이고 있다.

가옥을 실측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곳 별묘(別廟)에서 시조 이후 15세(世)까지의 실직(實職)과 이름.본관.산소의 위치와 좌향(坐向) 등이 소상히 기록된 '내시부통정김일준가세계(內侍付通政金馹俊家世係)'가 발견됐다. 이에 의하면 시조가 이곳에 입향(入鄕), 정착한 것은 1500년대 무렵이며, 아이를 생산할 수 없는 내시의 특성상 성이 다른 남자아이를 양자로 들여 가계를 이어왔다. 이 가첩(家牒)의 주인 김일준(金馹俊.1863~1954)은 정3품 통정대부(通政大夫)까지 벼슬이 오르기도 했다. 현재 사당 지붕에 얹은 막새에는 '康熙二十五年丙寅閏四月(강희25년 병인 윤 4월)'이라는 명문이 확인되고 있어 1686년에 건축했음을 알 수 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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