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천영우 “이란 제재, 가급적 빨리 시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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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과 이란 제재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 중인 천영우(사진)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26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이란 제재와 관련해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시행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라고 말했다.

천 차관은 이날 특파원 간담회에서 이란 제재 동참과 관련해 “국제 평화와 안전, 핵 비확산 문제에 중요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응당한 도리와 의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만 우리는 이란과 중요한 경제관계를 맺고 있다”며 “그중에서 합법적 무역이나 경제관계를 어떻게 보호하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 당국자들로 구성된 한국 정부 대표단은 24일 워싱턴에 도착한 뒤 로버트 아인혼 대북·대이란 제재 조정관 등 미 관련 부처 당국자들과 이란 제재 문제를 협의했다.

천 차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이란 제재 이행과 관련된 우리 정부의 구상과 세부 사항을 설명하고, 제재 내용과 적용 범위 등을 협의했다”며 “국내에 돌아가 관계부처와 세부 이행지침과 방향 등을 좀 더 협의한 뒤 결정해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 차관은 논란이 됐던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구상을 미국에 자세히 설명했으며, 미국도 경청했다”며 “필요하면 더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 이란 제재 조치에는 이란과의 무역거래에 따르는 화물 검색 강화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가 숨고 피하고 할 여지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우리의 안보 이익과 경제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떤 수준의 제재를 마련하느냐가 숙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북한 재래식 무기 수출의 가장 큰 고객”이라며 “이란 제재를 철저히 하는 게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를 확실하게 이행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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