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물 많이 마셔라" 과학적 검증 거친 걸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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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교수의 ‘Hot Issue & Cool Answer’ (37)

헬스코치

김석진 교수

물의 섭취를 통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는 TV나 잡지에 빈번하게 오르 내리는 소재이다. 물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는 효과로 알려진 것들로는 신장기능의 효율성 증가, 비만의 예방과 체중감소, 피부노화방지 등이다.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사회자인 오프라 윈프리도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다이어트와 피부에 좋다는 내용을 자주 다루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가져다 주는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것을 얘기해 보고자 한다.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 그리고 물을 열심히 마시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선 2002년에 American Physiological Society의 학회지에 발표된 Heinz Valtin의 논문을 주목해 보아야 한다. 그는 100편에 달하는 물의 효과에 관한 논문을 총정리하여 물의 과다섭취가 가져다 주는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많지 않음을 발표하였다.(아래 논문 링크 참조)

학자적 관점에서 물의 과다섭취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그의 의견은 2008년 미국 펜실바니아 대학의 교수들을 통해 다시한번 재확인된다.(아래 논문 링크 참조)

왜 학자들은 물의 적극적(?)인 섭취에 대한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된적이 없다고 목이 아프게 얘기를 하는 것일까? 본인은 이들의 의도를 학자로서 가져야할 사회적 책임을 지려는 노력으로 이해하고 싶다. 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잘못된 정보들이 줄 수있는 피해다. 지난주 컬럼에서 다루어졌듯이 ‘일일평균수분섭취량”이 “일일필수물섭취량’으로 이해되고 있는 현실을 학자의 양심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충분한 물의 섭취는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수분섭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수분손실이 많은 운동을 하는 경우,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듣게되는 정보들이 과연 과학적으로 검증이 된 것들인지에 대한 확인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아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못하였다고해서 이것을 무조건 폄훼하는 자세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비록 과학적 분석을 통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못했지만, 오랜 역사동안 사용되어왔고 그리고 경험을 통하여 효과가 있다고 다수의 사람들이 믿고있는 것들이 있다. 바로 민간요법들이 그 예이다. 과학발전의 원동력은 바로 이러한 경험과 그것에 대한 관찰에 있다. 과학이란 경험을 바탕으로한 의문점을 객관적 분석방법을 통하여 그 이유를 밝혀가는 과정(process) 자체이다.

다만 필자는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못한 효과를 마치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 처럼 표현하는 것에 대한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김석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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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출처]
http://ajpregu.physiology.org/cgi/reprint/283/5/R993
http://jasn.asnjournals.org/cgi/reprint/19/6/1041
http://jasn.asnjournals.org/cgi/reprint/19/12/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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