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제조用 플루토늄 추출 설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북한이 27일 IAEA에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통보한 방사화학실험실은 원폭 제조에 필요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재처리 시설이다.

따라서 북한이 이 시설을 가동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원폭을 만들겠다'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에 해당된다.

길이 1백80m, 6층 건물인 영변의 재처리 시설(방사화학실험실)은 애초 1996년 완공 예정으로 건설하다 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에 따라 동결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영변 5㎿e 흑연 감속로에서 꺼낸 8천여개의 사용후 핵연료봉(50t)을 재처리할 경우 원폭 4∼6개를 만들 수 있는 순도 94∼98%의 플루토늄 28∼35㎏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데는 3∼4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재처리 시설의 설계용량은 연간 25t이었지만 최대 용량은 연간 70t 정도로 추정된다. 북한은 이미 90년 3월 이 재처리 시설에서 소규모 플루토늄 추출실험을 한 바 있다.

사용후 핵연료봉은 고준위 방사성 물질이고 여기서 추출되는 플루토늄 역시 맹독성 방사성 물질이기 때문에 재처리 작업을 할 때에는 핫셀(Hot Cell)과 글로브 박스(Glove Box) 등 특수 차폐시설이 필요하다.

최원기 기자

brent1@joongang.co.kr

北核 동결 해제 선언 일지

▶12.12 북 외무성 대변인 담화, '핵 동결 해제' 선언

▶12.14 북, IAEA에 봉인과 감시카메라 등 제거 거듭 요구

▶12.18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 한반도 비핵화 협력 합의

▶12.19 한국, 16대 대통령 선거

▶12.21 북, 영변 5㎿e 원자로 봉인 제거, 감시카메라 무력화

▶12.24 사용후 핵연료봉 봉인 해제 완료

▶12.24 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우리는 북한과 이라크 동시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 언급

▶12.26 북, 사용후 핵연료봉 1천개 원자로에 옮겨

▶12.27 북한, IAEA에 사찰관 추방 통고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