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은 충분히 잎 청소는 살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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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엔 사람만 움츠러드는 게 아니다. 화분에서 자라던 식물들도 찬바람과 건조한 날씨에 몸을 움츠린다. 화분을 따뜻한 거실로 옮겨놓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방치하지 말고 제대로 돌봐줘야 겨울을 잘 날 수 있다.

◇화분 식물 가꾸기=하얏트호텔 이종문 플라워갤러리 이종문 대표는 "화분을 실내로 들여오면서 물이 마루 바닥으로 샐까봐 물주기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겨울철에는 습도조절과 수분 공급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평소 3∼4일에 한번씩 물을 줬다 하더라도 실내에서는 난방 때문에 수분이 훨씬 빨리 증발한다. 물을 더 자주 줘야 하는 것이다. 화분에 수시로 손을 넣어봐서 흙이 촉촉하지 않으면 바로 물을 준다.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좋다. 물이 너무 차가우면 뿌리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습기를 유지해주는 방법 중 하나는 널찍한 스테인레스 쟁반에 자갈을 깔고 물을 채운 뒤 그 위에다 화분을 얹어놓는 것이다. 물이 증발하면서 식물에 습기를 준다. 자갈은 식물 뿌리가 직접 물과 닿아 썩는 것을 막아준다. 쟁반 속의 물은 일종의 가습기 역할만 하기 때문에 물주기는 계속 해야 한다.

화분을 실내로 옮기면 중요한 인테리어 소품으로 자리잡게 된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자주 잎사귀를 닦아주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너무 닦으면 잎사귀가 얇아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잎을 윤기나게 해주는 스프레이 광택제도 많이 뿌리지 말아야 한다. 식물이 숨쉬기 어려워 말라죽을 수 있다. 한마디로 손을 덜 타면 덜 탈수록 좋다.

헬레나 플라워 유승재 실장은 "식물은 원래 자연 그대로의 상태가 가장 좋다"면서 "먼지만 닦아주는 정도로 관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잎사귀가 크고 매끄러운 식물은 부드러운 천을 따뜻한 물에 적셔 꽉 짠 다음 잎사귀의 앞뒷면을 차례로 닦는다. 닦은 후에는 키친타월 등 종이로 습기를 없애준다. 잔털이 복슬복슬한 식물은 부드러운 붓으로 잎사귀의 먼지를 툭툭 털어낸다. 선인장은 에어 스프레이를 이용해 먼지를 날려 버린다.

◇겨울에 어울리는 화분 만들기=같은 식물이라고 해도 물기가 많이 필요한 것에서부터 선인장처럼 수분이 거의 필요없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겨울철 실내에 두고 키울 것이라면 수분이 덜 필요한 것으로 고르는 게 좋다.

미니 화단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화분을 여러 개 늘어놓는 것보다는 커다란 화분에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는 몇가지 다른 식물을 한데 심는 것이다.

이종문 대표는 "서양난 종류는 물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겨울철 실내에서 키우기가 대체로 무난하다"면서 "그 중에서도 파피오를 권하고 싶다"고 말한다.

꽃이 다 피어도 초록색을 띠는 타피오는 웬만한 풀들과 잘 어울린다. 파피오 몇 뿌리에다 잎사귀가 자잘한 트리안느와 대나무과의 고두세니아를 섞어주면 어떤 인테리어에도 잘 어울리는 미니 화단을 만들 수 있다.

안혜리 기자

hye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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