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김태호는 박근혜 견제용 아니다’ 설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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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1개월 만에 청와대에서 만났다. 21일 오찬을 함께하며 95분간 대화한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8월 25일 임기 반환점을 도는 이명박 대통령으로선 그 이전에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이 필요했다. 집권 후반기를 화합적 분위기에서 시작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특히 적극적이었고, 정진석 정무수석이 박 전 대표와 직접 접촉한 것 외에 ‘임태희 대통령실장-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라인도 가동됐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회동 뒤 나온 양측의 반응은 좋았다. “역대 회동 중 가장 성공적”이라거나, “화합의 전기가 마련됐다”는 얘기들이 양쪽에서 나왔다.

회동에서 이 대통령은 ‘대선 공정관리’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 지명을 놓고 “박 전 대표의 대항마를 키우려는 것이냐”라며 의구심을 가진 친박계의 정서를 고려해 이 대통령 자신은 차기 대권 경쟁과 관련해 중립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 대통령은 ‘김 후보자 내정은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게 아니라 PK(부산·경남)지역 민심을 고려한 것’, ‘가장 유력한 후보인 박 전 대표를 막기 위해 내가 인공적으로 장애물을 만들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는 취지의 설명도 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차기 구도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박 전 대표를 배제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과 관련해 양측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그리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발표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분은 세종시 문제로 쌓인 앙금을 풀었다고 본다. 이제야말로 두 분의 국정 동반자 관계가 시작될 수 있는 초석이 놓였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도 “ 이 대통령은 박 전 대표의 협조를 얻어 집권 후반기의 국정운영을 힘 있게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번 회동에서 개헌 문제도 논의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표 주변에선 ‘이 대통령과 친이계가 박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해 권력분산형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의심해 왔다. 그런 만큼 이 대통령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개헌을 추진하진 않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개헌 얘기는 없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회동에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도 논의됐다고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천안함 사건 이후 틀어진 중국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에게 중국특사를 제안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박 전 대표는 2008년 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었다. 이 대통령은 이번 회동을 마치고 나서 “내용은 박 전 대표가 적절할 때 소개하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고 참모들에게 말했다고 정진석 정무수석이 전했다. 청와대가 발표할 경우 일부 내용 때문에 친박계에서 오해가 생기면 회동의 의미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해 그런 말을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승욱·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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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現] 대한민국 대통령(제17대)

1941년

[現]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제41대, 내정)

196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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