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선발로 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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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사진)에게 선발 전환의 한줄기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올시즌 다이아몬드백스의 제5 선발로 활약했던 좌완 브라이언 앤더슨이 24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1년 계약을 했다.

1997년까지 인디언스에서 뛰다 98년 다이아몬드백스의 창단 멤버로 합류한 앤더슨은 계속 남기를 원했지만 재정난에 허덕이는 애리조나가 워낙 적은 연봉을 제시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짐을 꾸렸다.

앤더슨의 이적은 선발 진입을 노리는 김병현에게는 희소식이다. 팀내 투수진에서의 비중이 커지고 선발 진입을 위한 경쟁자가 한명 줄었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올시즌 6승11패로 부진했지만 최근 4년간 줄곧 제4, 5선발로 활약해온 붙박이 선발이다.

존 패터슨·미구엘 바티스타 등과 함께 선발진입 경쟁을 벌이게 된 김병현은 선발 확보는 아니더라도 그 기회는 잡을 수 있게 됐다.

다이아몬드백스의 내년 선발은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의 원투펀치와 신시내티 레즈에서 옮겨온 엘머 디센스 등 3명까지는 굳어졌다. 유망주로 꼽히는 패터슨은 제4 선발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김병현은 5선발 후보 미구엘 바티스타에게도 뒤져있지만 4, 5선발에 공백이 생길 경우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그 기회에 호투한다면 선발 고정의 꿈을 이룰 수도 있다.

앤더슨의 이적으로 팀내 입지가 넓어진 김병현은 트레이드 고비를 또 한차례 넘겼다고 할 수 있다. 앤더슨이 잔류했다면 설 자리가 마땅찮은 김병현이 다시 트레이드 시장으로 내몰릴 수도 있었지만 그의 이적으로 재계약이 유력해졌기 때문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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