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전도사' 다니오카 오사카商大 학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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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여유시간은 갈수록 늘고 있는데 일본 사회, 특히 관료들은 생산만 중시해요. 오락은 생산과 보완관계에 있는데도요. 생산과 오락의 가치를 동등하게 인정해야 합니다."

다니오카 이치로(谷岡一郞·46·사진) 오사카(大阪)상대 학장은 '카지노 박사''카지노 전도사'로 알려진 인물이다. 미국 사우스캘리포니아대에서 범죄학·도박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을 정도다. 그는 지금까지 『카지노 입문 사전』 등 도박 관련 책만 21권을 썼다. 그는 "무조건 카지노를 반대하기보다는 플러스 측면인 경제효과와 마이너스 측면인 사회적 비용을 꼼꼼하게 따져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1996년 '카지노와 범죄 증감 논쟁'을 끝내기 위해 게임영향조사위원회(NGIS

C)를 설치해 3년 간 조사한 결과 "카지노로 인한 범죄 증가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그는 밝혔다. 또 "성인의 1∼2%가 도박의존환자이지만 일본에는 이미 빠찡꼬가 있어 일정 수준의 면역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도박의존환자가 위험수준 이상으로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적 효과도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다니오카 학장은 강조한다. 미국에서 카지노가 합법화된 네바다 등 10개 주의 카지노 매출액은 96년 1백84억여달러에서 2000년에는 2백72억여달러로 48% 증가했고, 주정부는 매출액의 6.75∼31.69%를 세금으로 거둬들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99년 라스베이거스 방문객 3천5백만명 가운데 도박 목적 방문객은 8%뿐이었고, 나머지는 쇼핑 등을 하면서 라스베이거스의 분위기를 즐기러 왔다"며 카지노가 복합관광산업임을 강조했다.

다니오카 학장은 "카지노를 금지하기보다는 국민들이 자기책임 아래 자유를 즐길 수 있는 길을 확대하면서 부작용을 방지해 가는 것이 '어른 사회'"라고 주장한다. 다만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카지노를 제한적으로 합법화한 후 서서히 확대해가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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