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하나로 '신바람 농사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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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딸기 주산지인 논산에서 올해로 25년째 딸기 농사를 짓고 있는 김남구(金南求·54·논산시 부적면)씨는 지난해 딸기 비닐하우스에 운반장치를 설치한 뒤 농사가 한결 수월해졌다.

하우스 천장에 설치된 레일에 딸기 수확용 그릇을 담을 수 있는 철구조물을 끈으로 매단 구조인 이 장치는 수확한 딸기를 담은 그릇 10여개를 올려놓고 손으로 밀면서 하우스 안을 힘들이지 않고 이동할 있도록 돼 있다.

이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을 때는 사람이 직접 그릇을 들고 거리가 1백m나 되는 하우스 안을 왔다갔다 해야 하는 불편이 따랐다.

이 장치는 또 농약이나 비료를 뿌릴 때 레일 위에 호스를 연결해 사용하는 등 용도가 다양하다.

金씨는 이 장치를 설치한 뒤 인건비만 하루 5만∼6만원씩 절약하고 있다. 또 노동시간도 종전보다 절반으로 줄였다.

金씨는 "농촌 인력 고령화로 일손 구하기도 힘든데 이 장치를 설치한 뒤로는 걱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 장치는 전국 30여 농가에서 사용 중이다. 설치비는 비닐하우스 한동에 2백여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1년 뒤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한다.

이 장치는 이 마을에서 딸기 농사를 짓던 유재옥(56)씨가 고안, 특허등록했다. 李씨는 "하우스 안에서 고된 일을 좀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수십차례 시행착오 끝에 개발했다"고 말했다.

농사일에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천안시농업기술센터가 최근 특허 등록한 '천장 완전 개폐형 비닐하우스'는 비가 올 때는 천장을 덮었다가 필요할 경우 열도록 돼 있다. 따라서 하우스 내 재배와 노지(露地)재배 때의 장점을 모두 살릴 수 있다.

또 금산군농업기술센터는 인삼을 화분에 심는 법을 개발, 2000년 특허권을 얻었고 청양구기자시험장 윤덕상 농업연구사는 청양특산물인 구기자를 쉽게 수확할 수 있는 구기자 수확기를 발명했다.

충남농업기술원의 경우 이런 특허를 무려 39개나 보유하고 있다.

대전=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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