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료업]원화강세·원료값 안정 등 호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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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음식료 업종의 주가가 내수경기 불안을 딛고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11월 이후 지난 18일까지 음식료업종지수는 2.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중 종합주가지수가 7.7% 오른 점을 감안하면 약세를 보였던 셈이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경기가 나빠진 탓이다.

하지만 최근 음식료 업종의 주가 전망을 밝게 보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주변 여건이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지난해 말 이후 상반기까지 많이 올랐던 국제 곡물가격이 지난 9월부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국제 곡물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고 소폭의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음식료 업체들은 국제 곡물가격 상승을 이유로 하반기에 잇따라 제품가격을 올렸다. CJ는 3분기에 밀가루가격을 12%, 농심은 지난 10월 라면가격을 8.5% 올렸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세가 진정된 가운데 제품가격을 올린 만큼 업체들로선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최근의 원화강세 추세도 원군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월 중순 1천2백60원대에서 지난 18일 1천2백3원으로 떨어졌다.

음식료 업체들은 원재료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면 도입가격이 떨어져 마진이 늘어난다. 또 음식료업체는 외화부채가 많은 편이어서 원화절상기에 외화환산이익도 증가한다.

내수 위축을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LG투자증권 황호성 연구원은 "내수가 아주 심각할 정도로 나빠지지 않으면 소비자들이 음식료 소비를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음식료 업종은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클 때에도 주가가 잘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음식료 업종에 대해 선별 투자를 해볼 만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표 참조>

KGI증권 홍수연 연구원은 "음식료 업체들이 꾸준한 구조조정과 건강식품 시장 등 신사업 진출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며 음식료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제시했다.

신영증권 한국희 연구원은 "내년 1분기에 음식료 업종 주가 상승률이 지수 상승률을 웃돌 것"이라며 "수익구조가 안정되고 향후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는 CJ·동양제과 등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밝혔다.

반면 음식료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전문가도 있다. 브릿지증권 정우철 연구원은 "내년에 내수경기가 취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음식료 업종의 투자매력이 크지 않다"며 음식료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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