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는 방식 다이어트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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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다이어트에 관한 지식이 보편화한 세상이다. 따라서 굶는 것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은 대개가 알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이론과 현실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실제 살빼기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식사량을 줄이거나 굶는게 현실이다. 특히 굶는 것이야말로 체중계상의 수치를 떨어뜨리는 확실하고 즉각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단식과 절식은 다이어트에 있어서는 '양날의 칼'이다. 겉으로는 확실하게 빠진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이면이 문제다. 그 변화는 결국 요요현상의 주요 원인이 된다. 체중이 줄어들었다 늘어났다를 반복하게 만드는 것이다. 줄어든 체중이 다시 늘어난 사람은 그 다음 다시 감량을 이루기가 매우 어렵다.

인간은 진화과정에서 빙하기 같은 극한상황을 겪으면서 살아남았다. 그 결과로 굶는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획득했다. 그 능력은 타고난 체질, 즉 유전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첫째, 체중은 줄지만 지방이 아니라 근육이 먼저 줄어든다. 이는 자동차에 연료공급이 중단된 상태와 비슷하다. 더 멀리 가기 위해서 차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다. 근육이 줄어들면 당장 체중은 떨어진다. 하지만 향후에 요요를 피할 길이 없게 된다.

둘째로 일어나는 변화는 체온이 떨어지면서 전체 신진대사량이 줄어든다. 이는 마치 한정된 기름으로 오랫동안 난방을 유지하기 위해 보일러의 온도조절 스위치를 낮추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번 낮아진 기초대사량은 쉽게 올라가지 않는다.

셋째, 전에 비해 영양분이 몸에 저장되는 효율이 높아진다. 단식이나 절식은 지방의 저장기능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또한 축적된 영양분을 다시 분해해 사용하는 기능은 억제시킨다. 우리 몸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 변화가 한꺼번에 일어난다. 결국 일시적으로 빠졌던 체중은 다시 증가하게 마련이다.

게다가 근육이 줄어들고 지방이 늘어난다. 몸이 지방화되는 것이다.지방화가 무엇보다 성인병(지방간·고지혈증·고혈압·당뇨)의 직접적인 원인인 것은 물론이다.

손영태 몸앤맘 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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