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지스함 인도양으로 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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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본 정부가 위헌 논란 속에 16일 이지스함 '기리시마'호(7천2백50t)를 사상 처음 인도양으로 파견했다.

이지스함은 내년 1월 초 인도양 북부 아라비아해에 도착,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대(對)테러전을 지원하는 미군·영국군 함정에 연료를 제공하고 있는 자위대 소속 보급함을 호위할 예정이다.

이지스함은 5백㎞ 앞에 있는 약 2백개의 항공기·미사일 등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고, 10개 이상의 목표물을 한꺼번에 미사일로 공격할 수 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은 이날 "테러대책·국제평화 등 국제적인 사명을 수행할 수밖에 없음을 국민들이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야당 등 파견 반대론자들은 그동안 "고도의 정보수집 능력을 갖춘 이지스함이 파견되면 미군과 군사정보를 교환하게 돼 결국은 헌법상 금지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현실화될 경우 이지스함이 미군의 정보수집 활동을 지원할 가능성이 커 "일본이 이라크전에 휘말릴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일본변호사연합회는 이날 "이지스함 파견은 테러대책 특별조치법의 범위를 벗어난 의혹이 짙다. 여당내에도 반대 의견이 있는데 국회 논의도 없이 파견한 것은 국민주권 차원에서 문제가 많다"는 파견 반대 성명을 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神崎武法)대표도 "정부 판단만으로 이지스함을 파견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dayyoung@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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