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랠리 大選에 묻혀버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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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연말 랠리(상승 행진)는 물 건너 가는 걸까. 올해가 9일(거래일 기준)밖에 안남은 상황에서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 설 기미가 좀처럼 안보인다.

지난 주 종합주가지수는 지수 선물·옵션 및 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일(12일)을 전후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면서 12월 첫째 주말보다 1.38% 하락했다. 주가 상승을 이끌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그동안 주가를 떠받쳤던 외국인투자자가 1천여억원의 매도 우위로 돌아선 탓이다.

외국인의 매도 전환은 지난 달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던 미국 증시가 이달 들어선 맥을 못춘 데 따른 결과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나스닥지수가 4.2%,다우지수가 2.5% 떨어졌다. 이번 주에도 국내 증시는 지지부진한 장세를 면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대통령선거(19일)에 따른 불확실성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국내 증시는 대통령선거일을 앞두고 떨어지다 선거 뒤 회복하는 양상을 보이곤 한 만큼 투자자는 이번 주엔 적극적인 매매를 꺼릴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주 주가를 출렁거리게 했던 프로그램 매매 동향이 이번 주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현재 현물 가격이 선물 가격보다 훨씬 높게 형성돼 있어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이 큰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 점과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요인이다.

미국 증시가 11월 실업률이 급등한 것을 계기로 하락세로 반전한 이후 반전의 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우울한 대목이다. 지난 주말 미국의 11월 도매물가가 10월보다 0.4% 떨어져 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는 발표와 이로 인해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유로화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는 소식은 미국 증시의 상승 반전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아무래도 증시의 상승 반전은 크리스마스 선물로나 기대해야 할 것 같다.

chaj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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