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15基 실은 北선박 나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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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도쿄=김진·오대영 특파원, 서울=오영환 기자]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싣고 예멘으로 항해 중이던 북한 화물선이 9일 예멘 인근 공해상에서 나포돼 미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10일 발표했다.

<관계기사 3, 4, 5, 14면>

미국은 '서산호'란 이름의 이 선박이 수출용 미사일 본체와 부품, 발사연료, 미확인 화학물질 등을 싣고 3주 전 북한 남포항을 출발한 사실을 파악해 출항 직후부터 행선지를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선박에 나포된 서산호는 중동해역을 담당하는 미 해군에 인계돼 인도양의 미군기지인 디에고 가르시아섬으로 가고 있다고 페데리코 트리요 스페인 국방장관이 밝혔다. 스페인은 아라비아해에서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테러 작전인 '항구적 자유'에 참여하고 있다. 나포 당시 서산호에는 선장을 포함, 21명의 승무원이 타고 있었다.

미 국방부는 서산호가 북동 아프리카에서 동쪽으로 9백65㎞ 떨어진 인도양 해상에서 스페인 해군 함정에 의해 정선된 뒤 나포됐으며 미 해군의 폭발물 처리 요원들이 선체에 대한 정밀 수색을 실시 중이라고 발표했다.

북한 선박이 나포된 지 사흘 만인 11일 예멘 정부는 "나포된 선박에 실린 스커드 미사일은 예멘 정부가 북한에 주문한 것"이라고 확인했다고 예멘 관영 사바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통신은 이어 "아부 베이커 압둘라 알 쿠르비 예멘 외무장관이 에드먼드 헐 예멘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고 전하고 "예멘은 미사일의 즉각적인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등 관련국과 북한 선박 나포문제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0일 방한한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통해 이준(李俊)국방장관 등에게 북한 화물선 나포 방침을 통보했다고 이 당국자는 밝혔다.

이에 앞서 아미티지 부장관은 지난 9일 일본을 방문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관방장관에게 북한의 미사일 수출 사실을 알렸다고 지지(時事)통신이 11일 보도했다.

jin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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