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후원 대기업만 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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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예술 지원 활동은 돈을 많이 번 뒤 일회성으로 하는 것보다 금액이 적더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 40명의 조그만 벤처기업이 대기업 못지않은 예술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인터넷 전용선 업체인 케이알라인(www.krline.net)은 지난해부터 연극·무용·미술 등 문화예술 분야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이를 이끌고 있는 주인공은 이 회사의 방상구(43·사진)사장.

이 회사 전 직원은 매달 마지막주 금요일이면 가족 혹은 친구들을 데리고 연극·뮤지컬·무용 공연장을 찾아 문화생활을 즐긴다.

이 회사의 또 다른 문화지원은 올 6월 설립된 '케이알문화예술원'을 통한 공연지원과 홍보활동이다. 연극·무용·영화·문학 등 4개 분과위원회가 있으며, 홍승업 현대무용단 댄스시어터 온 대표, 영화평론가 김의찬씨, 작가 장석주씨 등이 분과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방사장은 "재정지원·인터넷 홍보활동·공연관람운동 등을 필요로 하는 단체와 예술인의 추천을 받아 문화예술원 홈페이지와 사외보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직접적인 비용 지원은 1년에 4∼5곳씩 매달 50만∼1백만원 정도 하고 있다.

한해 80여억원의 매출에 8억여원의 순익을 내는 조그만 기업이 문화예술 지원 활동을 하게 된 데는 방 사장의 결심이 컸다. 서울대 공대와 대학원을 거쳐 공학박사 학위를 딴 토종 '공돌이'인 방사장이 원래부터 예술활동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24시간 안정적인 서비스를 해야 하는 전용선 업체의 특성상 야근이 많은 직원들에게 고급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이에 덧붙여 "불우이웃 돕기 같은 활동은 많은 기업이 하고 있으니 남들이 적게 하는 분야에서 사회 기여를 하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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