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展 고구려!]"실물 고구려… 기백 살아 숨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아, 고구려! "

전시장 곳곳에서 놀람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실물로 다가온 고구려가 사람들 마음을 감동으로 치고 들어왔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유물을 꼼꼼히 살피던 이돈명 상임의장은 "너무 좋아 가슴이 울렁거린다. 우리 다시는 남되지 말자"고 부축하던 청년 손을 꼭 잡았다.

실물 크기로 복원한 강서 큰무덤에 들어서던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이렇게 정밀하게 모사하다니 그 정성과 기량이 대단하다. 고구려를 시각과 촉각으로 배울 수 있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라고 평가했다. 일반 관람객들에게 전해지는 고구려의 힘도 감동을 몰고 왔다. 과천에서 친구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심응탁(69)씨는 "통일되기 전에는 볼 수 없는 유물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시장을 찾았다"며 "천장으로 올라갈수록 경사지게 만들어 놓은 덕흥리 고분의 건축술이 당시 어떻게 가능했을지 의아할 정도"라고 말했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7)과 아들(5)의 손을 잡고 전시장을 찾은 유승희씨는 "고구려의 영토가 한때 중국 땅까지 포함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며 "통일이 돼 직접 가보고 싶다"는 꿈을 나타냈다.

이번 특별기획전을 성사시키는데 '오작교 역할'을 한 전호천 재일본조선력사고고학협회장은 관람객들과 함께 전시장을 돌아보며 "오늘 새벽까지 전시품을 정리하던 남한 기술자들을 봤을 때, 밤잠을 안 자고 남한에 보낼 벽화를 그리던 북한 예술가들이 떠올랐다. 그들의 헌신과 마음이 모여 남북 통일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덕담했다.

한편 주최 측은 13일까지 역사·미술·건축 관련 과목 교사들을 무료 입장시켜 청소년들을 위한 고구려 교육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내년 3월 5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시의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입장 마감 오후 7시)다.

정재숙·신준봉 기자

johan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