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 新4인방 연말 질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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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5일 오전 10시 인터넷포털업체 다음은 공정공시를 통해 올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인터넷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 2천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 때까지 보합세에 머물던 다음 주가는 발표 후 10분도 안돼 약 6% 올랐다. 다음의 실적호전 소식에 네오위즈가 약세에서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NHN·옥션 등 인터넷주들이 덩달아 오름세를 탔다.

이날 10시까지 약세를 보였던 코스닥지수까지 5분만에 상승세로 돌아서 1.14포인트(2.2%) 오른 52.87로 장을 마쳤다. 다음과 NHN 등은 각각 8.2%, 9.2% 상승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 다음·NHN·네오위즈·옥션 등 이른바 '닷컴 4인방'이 급속히 부상하면서 그동안 침체됐던 코스닥 시장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1999∼2000년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새롬기술·한글과컴퓨터·다음 등 '닷컴 3인방'의 뒤를 이어 새로운 닷컴 4인방이 주도주로 등장한 것이다.

◇닷컴 주식 약진=다음은 지난달 14일 이후 주가가 31% 상승했다. 네오위즈와 NHN도 같은 기간에 각각 51%, 39% 상승했다. 최근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데다 향후 전망도 밝다는 이유 덕분이다.

<표 참조>

지난해 2백66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다음은 올해 3분기까지 18억원의 순익을 냈다. 메리츠증권은 이 회사의 올해 순익을 44억5천만원으로 예상했다. NHN은 지난해 28억원에 그쳤던 순익이 올해 2백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순이익률도 올해부터 30%대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경제연구소 강록희 연구원은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의 흑자기조가 올해 정착되고 내년부터는 흑자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내다봤다.

인터넷업종의 실적호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사업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인터넷 이용자 수는 2천6백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8%에 이른다. 또 최근 초고속인터넷 이용자 수가 1천만명을 돌파했다. 미래에셋증권 송인애 연구원은 "인터넷이 일상생활에 깊숙히 자리를 잡은 지금이야말로 인터넷업체들이 외형을 키우고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둘째, 그동안 수익모델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는 점이다. 다음은 지난 4월 1천통 이상의 상업성 메일을 보낼 경우 수수료를 받는 온라인우표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로 다음은 연간 60억∼70억원의 전산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를 계기로 인터넷 이용자들이 돈을 주고 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인터넷업체들의 수익기반이 확충되고 있는 것이다. 네오위즈의 경우 아바타(사이버상의 분신) 캐릭터 판매가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투자 전략=전문가들은 검증된 수익모델을 확보한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은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아직 인터넷산업이 초창기인 데다 온라인광고·쇼핑몰·게임 등 수익원이 다양하다는 이유에서다.

메리츠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다음·NHN 등은 사업구조가 탄탄해 앞으로 이들의 시장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인터넷서비스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강 연구원은 "인터넷업체는 향후 코스닥에서 강력한 테마를 형성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주가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재식 기자

angelh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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