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당에 화색" 환영 "박힌 돌 빼려 한다" 경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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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인제(李仁濟)의원이 3일 자민련에 입당했다. 李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김종필(金鍾泌·JP)총재가 지켜보는 가운데 안동선(安東善)의원과 함께 입당원서에 서명했다. 李의원은 5일 당무회의에서 부총재 겸 총재권한대행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JP와 李의원은 '자민련호(號)'라는 12석짜리 한 배를 타게 됐다.

李의원의 합류로 자민련은 일단 새 힘을 얻게 됐다. 원철희(元喆喜)의원은 "탈당만 하던 당에 드디어 입당하는 의원도 생겼다"며 반겼다. JP도 "모처럼 당에 화색이 도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자민련 내부 분위기가 환영 일색만은 아니다. 한 의원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려 한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JP의 속내도 관심사다. "따뜻하게 환영할 것"이란 수사(修辭)가 입당 이후까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JP는 당은 계속 유지하면서 李의원의 입을 통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 자신의 자존심도 세우면서 실리도 챙기겠다는 생각인 반면 李의원은 하루라도 빨리 한나라당과 합당하자는 입장이다.

JP의 2선 후퇴도 민감한 사안이다. JP는 3일 '李의원을 총재권한대행으로 임명하고 자신은 명예총재를 맡기로 했다'는 보도를 접하곤 "누가 이런 소리를 해"라며 격노했다고 한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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